숭례문은 가려져서는 안된다. Out of sight, out of mind의 시대를 종식하기 위해.
Life, stranger than fiction. 2008/02/16 02:50정말로 화재는 안 날 거라고 믿었던거냐. 중구청장은 어디서 뭐하는지 모르겠다. 사과는 했다는데, 굳이 저 화재 현장을 가림막으로 가릴 필요가 있을까? 국민들의 분노에 일부를 투명 강화 플라스틱으로 대체한다는데, 전부 다 대체해도 시원치 않은 판이다. 그나마도 나머지에는 남대문 옛 사진을 입히거나 주변에 전망대를 설치한다는 이상한 소리들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제 짜증에서 분노로 넘어가고 있다. 게다가, 화재 잔해를 쓰레기로 버렸단다. 정말 그 안에서 남길 만한 것을 확인하고 그리 했는지 궁금하다. 궁금하다라고 쓰긴 했지만, 안했을 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내가 이상한걸까.
고친다. 는 행위 자체를 보여주고 싶다 이거지. 우리 하고 있어요. 그러니 너무 화내지 마세요. 라는 거지. 뭔가 굉장히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은 여전히 안 드나 보다. 하긴, 저들에게는 지금의 불탄 숭례문은 공포다. 자신들에 대한 세상의 분노가 상징적으로 나타나는 공간이며, 시각적 정보에서 이성적 판단이 이미 끝난 덕분에 매우 빠른 속도로 감정적 분노로 전이되는, 그들에게 있어서는 치부 수준이 아니라 드러난 상처다. 그러니, 막고 싶을 게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뒤처리만큼은 빠른 속도를 자랑해왔다. 빨리 시멘트 콘크리트로 바르는 쪽이든, 머리 속에서 지워내는 쪽이든.
우리가 얼마나 많은 사기를 당해왔는가. 얼마나 많은 거짓말에 속아왔는가. 열거하자면 끝도 없고, 그것이 우리의 '지도자들' 에게서 온 것이라는 점에서 사실 우리가 분노해야 할 상대는 그들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기는 하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아직 내재화의 경험이 없다. 그러므로, 내재화의 경험을 갖기 위해, 다른 일에서도 지금의 숭례문의 이미지를 기억하기 위해 - 그것이 삼성 특검이든, BBK든, 이전의 평화의 댐이든, 일해 이야기든, 뭐든 간에 - 저 불탄 숭례문은 계속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물론, '숭례문이고 뭐고 문화재 얼마나 신경썼다고 불나니 지롤들이니' 라는 병진들부터 시작해서, '사람은 안 죽었지 않는가' 라고 하며 자신의 상황만을 반복하는 저 미친것이 확실한 채모 노인에, 그 와중에도 스브적 넘어가기 위해 별 짓 -_-을 다하고 있는(만세를 부르고 있을게다) 삼성이라든가, 일은 싹 저질러 놓고 그 사이에 저 가림막 뒤에서 조직개편 - 정부개편 - 을 강행하려는 저 사악한 이명박도 그렇고.
적어도, 이제 이명박은 사악한 기회주의자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사악하다는 것은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할 일에 대해 아무런 반성의 태도가 없다는 것이고, 기회주의자라는 것은 그 화재를 자신의 이익을 위한 가림막으로 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은 이 숭례문 화재 사건에서 주연 역할을 충분히 해 온, 말 그대로 범인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그 연기와 연기 이후에 바로 둘러지는 가림막 뒤에서 낼름 딴 짓을 하고 있다. 전쟁에서야 좋은 기술이지만(전쟁은 늘 더 사악하고 더 기회주의자인쪽이 승리해왔다) 여기가 전쟁터냐? 이명박은 눈에 안 보이면, 늘 그러해왔듯 빨리 잊을 것이라고 여전히 믿고 있는 것이다. 아, 나, 저. (진짜, 정말, 욕은 쓰기 싫다)
사악한 기회주의자는 내 생각으로는, 사악한 사람보다도, 기회주의자보다도, 심지어 그 둘을 합친 것 보다도 훨씬 나쁜 놈이다. 이는 사악함은 응징의 대상이 되며, 기회주의자는 기회의 박탈이나 상황에 대한 재정리로 그 기회를 박탈할 수 있는 데 비해, 사악한 기회주의자는 정말 그 기회에 상황을 고정시키는 데 대단한 재주가 있기 때문이다.
저 기억은, 뇌리에 남고 망막에 아로새겨져야 할 기억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너무 빨리 잊는다. 또는, 너무 빨리 무시한다. 하긴, Out of Sight, Out of Mind는 지금까지 충분히 그 효력을 발휘해왔고, 이런 시각적 충격에도 불구하고 이 사태 또한 그럴 수 있다. 그러니, 제발 덮지 말고, 제발 그저 볼 수 있게 하라. 생색내듯 몇 개 구멍 뚫어놓고, 투명하게 처리하여 볼 수 있게 한다고? 왜 여기서까지 허락을 필요한 상황으로 만드는가?
우리는 또 다시 어설프게 통제당하고, 어설프게 망막을 지우도록 요구당하고 있다. 이대로면, 3개월 뒤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숭례문은 높은 가림막 안에서 멋대로 뚝딱뚝딱 고쳐지고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콘트리트 덩어리가 나올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전에도 그러지 않았는가. 전문가가 아무리 말해봐야 개무시에 닥붕하고 닥달리는 이명박 st. 이전에 비해 추진력 하나는 인정할 만한 사람이니, 졸라 쳐달리겠지. (결국 못 참고 있다)
톡 까놓고 말해, 사실 졸라 불안하다. 다른 게 불안한 게 아니라, 이제 이 사건마저 그렇게 묻혀진다면, 정말로 나는 이 나라에 절망하면서, 생업따위 때려치우고 인생을 지랄발광에 몇 년 투입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거다. 아니, 사실 저는 이런 일에는 철저한 비겁자라서, 말로만 떠들고 실천은 혼자서만 소심하게 하는둥 마는둥 하는 유형의 인간이란 말입니다. 제발, 부탁이니, 날뛸 정도의 분노까지는 불러일으키지 말아주세요.
아니, 대학시절에도 비권 총학생회에서 정치와는 무관합니다로 일관하던 사람에게 이런 분노를 심어주는건 무슨 센스야. 화염병 시절이 그리운거냐.
KT텔레캅. 아직 좋아하기는 이르다. 무단 침입에는 니들 책임이 있단 말이지.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인간은 망각한다. 망각하지 않도록 눈으로 볼 필요가 있다. 아직 정신이 맑게 깨어있을 때. 서울 중구청, 당장 가림막 걷어내라. 이명박, 당장 가림막 걷어내라. 이번에는 그렇게 못 넘어갈 거 같다는 불안감은 없으신가요? (나는 그냥 넘어갈까봐 좀 불안해...)
다시한번, 이명박을 사랑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별로 사랑하지 않는 네이버의 현실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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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이 불탄 후 알려준 교훈
FROM ▒ ▒ 바실리카 (BASILICA) - 열린 공론장 ▒ ▒ 2008/02/18 11:13 삭제진정 소중한 것을 모르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비극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시민의 신문 발행인) 로마가 천년 제국이었다고 하지만, 정작 로마가 제국으로 존속한 기간은 4백년 남짓이다. 일본의 막부체제도 명치유신으로 붕괴되기 전까지 4백년의 기간을 보낸다. 그에 비하면, 조선조 5백년은 만만한 시간이 결코 아니다. 그 세월을 함께 했던, 그리고 그 이후까지도 이 나라 역사를 지켜보았던 숭례문의 나이는 6백 살이다. 그걸 이 못난 후손들이 하루사이에 잿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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